특히 제가 사랑해 마지 않는 케이크워크는 그렇게 친절하지 않은 DAW라,
DAW를 다뤄보지 않은 초보자 분들이 사용하기엔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일단 복잡하지요.
역사가 오래된 DAW들은 대부분 복잡하더라고요. (큐베이스도 장난 아니죠)
인터페이스 최적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기능이 추가되다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취미로 미디와 작곡, 레코딩을 시작하고 싶은 분들이,
무료(!!)라는 굉장한 이점 때문에 케이크워크를 많이 선택하시는데,
결국 배우질 못하고 취미 자체를 포기하는 걸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윈도 환경에선, 각종 드라이버 세팅부터 시작해서, 소리를 나게 만드는 것부터가 공부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특히 컴맹인 분들은 옆에서 도와주는 분 없으면 정말 힘듭니다.
저는 차라리 애플의 맥을 사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한 6~7년 정도 된 맥북프로 같은 거. 네이버 맥쓰사 같은 중고장터에서 부담없는 가격이거든요.
맥을 사면, 기본으로 맥OS 용 개러지밴드가 제공됩니다.
맥OS용 개러지밴드는 그냥 장난감같은 IOS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용 개러지밴드와는 달리,
로직프로X에서 기능 몇 개 뺀, 진짜 제대로된 DAW거든요.
결정적으로 정식으로 한글화 되어 있지요.
일단 레코딩을 안 하고 미디 작업만 할 거면 맥에선 오디오인터페이스가 필요가 없지요.
맥의 사운드칩셋 자체도 윈도PC의 메인보드에 내장된 쓰레기(?)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훌륭하지만,
맥OS의 코어오디오 드라이버가 너무 좋거든요.
오디오인터페이스를 연결하더라도,
많은 오디오인터페이스들이 맥에 연결 시엔 드라이버 설치가 필요 없습니다.
그 이유가 이 오디오인터페이스들이 맥OS의 기본 코어오디오 드라이버를 사용하거든요.
그냥 복잡한 설정 필요 없이, 기본 제공되는 개러지밴드 켜면 바로 소리나고, 바로 녹음 됩니다.
윈도처럼 ASIO드라이버를 따로 설치해야 하는 게 아니라, 맥OS에 기본인 오디오장치 드라이버를 사용하니 얼마나 간편하겠어요.
애플 맥에서 이게 되는 이유가, 애플은 하드웨어(맥북)-맥OS-오디오장치 드라이버(코어오디오)-DAW(개러지밴드,로직프로) 모두 같은 회사에서 만드니 그냥 기본적으로 최적화가 되어 있습니다.
윈도PC(예전엔 IBM호환기종이라 불렀죠)는 하드웨어, OS, DAW 모두 다른 회사들이 만드니 선택지는 넓지만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간 충돌도 심하죠.
애플 자체도, 맥 사용자의 상당수가 음악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음악 작업과 관련한 개발과 투자를 많이 하죠.
MS의 WASAPI 드라이버가 코어오디오 드라이버의 반만 쫓아가도 참 좋을텐데...
윈도PC의 목적이 사무 아니면 게임인 경우가 많아 MS에서는 오디오성능에 대한 개발이나 투자에 별 관심이 없죠.
그러다 보니 비슷한 사양의 윈도PC 보다 훨씬 부하가 높은 작업을 해도 (많은 트랙과 많은 가상악기를 써도) 버벅임이 확실히 덜 합니다.
제가 전에 썼던 2012년형 맥북프로 오래된 i5 cpu에 8gb ram 이었는데, 진짜 쾌적하게 작업했어요. 미디든 녹음이든.
녹음하다가 오디오인터페이스 연결된 USB 선을 잡아 빼도, 별 다른 충돌이나 오동작 없이 바로 맥북의 기본 오디오장치로 자동 전환되는 걸 보며 충격을 받을 정도였죠.
당시 로직프로를 썼는데, 녹음하는데 레이턴시 있다 싶으면, 그냥 로우 레이턴시 버튼 하나만 누르면, 지가 알아서 최적 버퍼 사이즈를 찾고, 시스템 자원을 많이 잡아먹는 플러그인을 꺼버리더라고요. (버퍼 64로 할까 128로 할까 고민할 필요가 없는...)
그런데 맥을 쓰다보면 엄청난 답답함과 목마름이 느껴집니다.
기본적으로 내 맘대로 할 수가 없어요. 각종 설정과 작업을 애플에서 정해준 과정대로만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내 PC과 내 하드디스크인데, 하드디스크의 파일들에 내 맘대로 접근할 수가 없는 거죠.
그리고 쓸만한 앱들은 전부 유료예요 ㅎ (같은 앱인데 윈도에선 무료고 맥OS에선 유료인 것도 많습니다)
심지어 유료 앱을 깔지 않으면, 하드디스크의 파일 관리 조차 제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애플에서 시키는대로 파일 저장을 하면 문제 없지만, 저는 나 편한대로, 내 맘대로 하고 싶었거든요)
윈도는 MS계정이 있든 없든 맘대로 쓸 수 있지만, 맥OS는 안 되죠. 애플 계정이 기본입니다.
또 단적인 예로, 갤럭시 스마트폰은 USB로 PC와 연결하면, 그냥 스마트폰 잠금해제만 하면 폰 안의 모든 파일에 쉽게 접근이 되지만,
아이폰을 PC와 연결하면, 일단 아이튠즈 앱을 깔고 애플에서 허용하는 만큼만 할 수가 있죠.
애플에서 시키는대로 하면 편리하긴 한데, 편리하다는 게 좋다는 건 아니니까요.
저는 그 폐쇄적인 애플 생태계와 답답함 때문에 완전 애플에 대해 정나미가 뚝 떨어진 케이스고요.
어쨌든, 일단 아무 것도 모르시고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없다면,
일단 오래된 중고 맥북과 개러지밴드로 시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음악에 재미를 붙이고, 뭔가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한다면,
계속 맥으로 해도 되고, 윈도로 돌아와서 케이크워크든 큐베이스든 스튜디오원이든 쓰면 좋겠지요.
그때쯤이면 미디나 홈레코딩의 개념이 잡힌 상태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하실 수 있을 것이고요.
아무튼 그렇단 얘깁니다 ㅎㅎ
맥은 비싸다는 인식이 있어서 망설이다가 중고매물을 찾아보니까 생각보다 가성비가 엄청 좋더라고요.
만약 제가 작업용 윈도우PC가 없는 상황이라면 중고맥을 1순위로 후보에 뒀을 것 같아요.
맥OS를 오래 써본 경험은 없지만
아이폰, 아이패드, iOS용 개러지밴드를 써보고, 주변에서 맥OS와 로직 쓰는 것을 본 결과
애플 제품의 직관적인 유저인터페이스가
창의적인 작업에 사용할때 큰 장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글에서 말씀하신대로 원래 목적에 가장 직관적으로 다가갈수 있는 것이 애플 유저인터페이스의 가장 큰 장점.
사용자가 환경을 마음대로 조정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라는 것에 크게 공감합니다.
맥을 접하지 않고 말씀드리는 거라 조심스럽지만
DAW를 입문하며 동시에 작업용 컴퓨터 구입을 고려 중인 분이 계시다면
이 글 참고하셔서 중고맥도 꼭 한 번 알아보시길 저도 추천드리고 싶네요.
맥과 개러지밴드에 대해 자세한 경험 공유해주셔서 도움 많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