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모니터링 시스템을 이것저것 업그레이드하게 되었어요.
그 시작은 쓰던 블루투스 이어폰 충전케이스를 잃어버리면서 부터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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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리스 블루투스 이어폰 초창기에는 1~2년 사용하면 배터리 성능이 급격하게 저하되었지요. (에어팟 1은 배터리가 1시간도 안 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소모품으로 여기고 QCY의 T1, T9같은 만원대 정도의 모델을 주로 썼어요.
그 후 새로운 세대의 이어폰들이 나오며 배터리가 많이 좋아졌고,
대중교통으로 다니며 음악 듣는걸 좋아하다보니 이어폰에 좀 더 투자하기로 했어요.
하지만 코드리스 이어폰은 소모품이라는 생각을 여전히 가지고 있어서 예산의 마지노선은 10만원 초중반까지였어요.
통화품질, 노이즈캔슬링, 디자인을 주로 보다보니 에어팟이 1순위 후보였는데,
기회가 되어 들어보니 가격대비 음질이 상당히 아쉽더라고요. (에어팟2, 에어팟 프로)
그래서 음질도 괜찮은 모델을 찾다가 삼성 버즈라이브 레드가 예뻐서 구입하게 되었어요. (주변에서는 다 별로라고 하더라고요.)
특이한 모양과 착용감 때문에 호불호가 굉장히 갈리는 모델인데,
음질, 통화품질, 노이즈캔슬링 성능이 두루 괜찮아서 꽤 오래 만족하며 사용했어요.
단지 오픈형이라 대중교통에서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았고
귀에 깊숙히 들어가는 경우에 마이크가 가려져서 통화나 노이즈캔슬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다른 모델을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알아보던 중에 젠하이저의 보급형 CX Plus가 동사 플래그쉽 모멘텀과 음질이 동급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구입하게 되었어요.
10만원대가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뱅앤올룹슨 E8과 같이 끝판왕이라고 불리던 모멘텀의 음질을 그 정도 가격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건 엄청난 메리트니까요.
사용해보니 역시나 음질이 상당히 좋았고,
10여년 전쯤 중고로 구입해서 썼던 에티모틱리서치 사의 ER4S 이후로 모바일 환경에서 음악 듣는 즐거움을 오랜만에 느끼게 되었어요.
그렇게 행복한 대중교통 생활을 하던 와중에 어느 날 이어폰 끼고 바쁘게 이동하다가 가방에 달아놓은 충전케이스를 잃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했어요...
케이스만 구해보려고 했는데 서비스 센터에 문의하니 79,000원이나 한다고 하더라고요.
인기 없는 모델이다보니 케이스만 중고로 판매하는 경우도 거의 없었고요.
중고가랑 별차이 없는 케이스 가격에 중고를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똑같은 색상을 사기엔 더 아까우니 기분에 따라 색깔이라도 바꿔가며 껴보자 싶어서 화이트로 알아봤지요.)
그러다가 집 근처에 좋은 가격으로 올라온 모멘텀 3 중고매물을 보게 되고 고민고민하다가 구입하게 됩니다.
음질이 엄청 좋았고, 플래그쉽 모델 답게 노이즈캔슬링 성능이나 부가기능이 참 좋더라고요.
그렇게 잘 쓰다가
얼마 전, 아이폰에서 aptX Adaptive 코덱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젠하이저 블루투스 동글 소식을 듣고
코덱만으로 얼마나 변하는지 궁금해서 바로 구입해봤어요.
(젠하이저 BTD 600 신품가 약 5만원)
아이폰에서 연결 안정성은 정말 후지지만 음질이 확실히 좋아져요.
스피커나 헤드폰으로도 못 느꼈던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고요.
스피커나 헤드폰이 플랫해서 재미가 없다고 하기에는 차이가 많이나서 고민하다가
저역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판단하고,
높은 출력이 필요한 젠하이저 HD600(300옴), 베이어다이나믹 DT770Pro(250옴)을 원활하게 구동해줄 헤드폰 앰프를 중고로 영입합니다.
(토핑 L30. 중고가 10만원 전후)
음질 측면에서는 오디오인터페이스 헤드폰 단자와 크게 차이나지 않지만
저역이 힘있게 나오고 볼륨도 훨씬 넉넉하게 올릴 수 있다보니 헤드폰으로도 음악 듣는 게 즐겁더라고요.
(+보컬 레코딩에서 모니터링하기에도 훨씬 수월해졌고요.)
이어폰과 헤드폰에서 음악 듣는 게 즐거워지니 스피커로도 그걸 느끼고 싶어졌어요.
예산이 별로 없고, 공간도 여유가 없어서 고민하다가
오디오엔진 S6라는 서브우퍼를 알게되어 구입했어요.
(오디오엔진 S6 신품가 40만원 정도)
6인치라 크기가 작아서 공간활용하기 좋고,
8인치이상 급이나 되어야 나오는 33Hz까지 나오다보니 성능도 만족스러워요. (우퍼 출력은 210W)
이 정도 주파수 범위와 출력은 노이만에서는 한 조에 700만원이나 하는 KH310A 급 성능이에요.
지금 쓰고있는 스피커로는 낼 수 없는 30~50Hz 정도의 서브대역만 나오게해서 사용 중인데
저역 모니터링도 잘 되고, 음악 듣는 즐거움도 훨씬 커져서 너무너무 만족합니다.
서브우퍼를 사용하면 저역이 바닥에서 나오다보니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를 쓰듯 위아래로 소리가 펼쳐져서 좀 더 듣기 좋은 소리가 나와요.
이래저래 돈을 꽤 들인 셈이지만
이어폰, 헤드폰, 스피커 업그레이드가 여의치 않을 때
블루투스 동글, 헤드폰앰프, 서브우퍼를 통해 확실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니
한 번 생각해보셨으면 해서 추천 글 남깁니다!
저역이 더 나오면 단순하게 저역만 둥둥 벙벙거리는게 아니라
다이나믹과 사운드필드의 크기(앞뒤위아래좌우 너비)뿐만 아니라 중고역도 더 좋게 들려요.
특히 요즘 음악은 아주 낮은 저역을 적극적으로 쓰고 있죠.
참고로 저는 4아웃 오디오인터페이스를 사용 중이라 스피커와 서브우퍼는 인터페이스의 라인아웃으로 연결하고,
헤드폰 앰프는 헤드폰 단자에 물려서 쓰고 있는데 이렇게 써도 충분하다고 느껴져요.
헤드폰 앰프를 꼭 라인아웃에 물리지 않아도 괜찮은 것 같아요.
사실 요즘 듣는 음악 추천하러 온건데
갑자기 음악 감상에 푹 빠진 계기를 전하고 싶어서 구구절절 장문으로 남기게 되었네요.
회원 님들 행복한 연말되시기 바라고, 행복하게 음악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요즘 확 꽂혀서 듣던 음악들 추천합니다. 장비 이야기가 너무 길어져서 음악에 대한 코멘트는 생략할게요!)
